개한테 물렸을 때 경험

저의 동생이 어렸을 때 마당에서 키우는 개한테 두 번이나 물렸었습니다. 처음에는 손 바닥 살짝, 두 번째에는 턱과 손바닥을 깊기 물렸습니다. 이때 치료과정을 함께 지켜보면서 저에게 까지 그 고통이 전달되는 듯했고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일단 개한테 물려 상처가 깊게 생기게 되면 병원에서 바로 봉합하지 않습니다. 바로 봉합해 버리면 그 안에서 어떤 감염증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며 칠 동안 개한테 물린 상처를 그대로 두고 소독만 하며 감염 여부를 관찰하게 됩니다. 이때 어린 아이에게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줍니다.

며 칠 동안 개한테 물린 상처를 소독솜으로 구석구석 후벼 버립니다. 그러면 그 통증이 심해 자지러지게 웁니다. 이런 제 동생의 치료과정을 지켜보면서 개한테 물리면 안되고, 내가 키우는 개가 다른 사람을 물지 않도록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특히 한 번 문 개는 계속 무는 것 같습니다. 일단 자기보다 서열이 밑이라는 확신이 생겨서 그런것 같습니다. 어린아이와 개를 함께 키우시는 집에서는 개가 살짝이라도 아이를 물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겠습니다.

광견병

개한테 물렸을 때 주의해야 하는 광견병(공수병)

광견병 바이러스(Rabies virus)에 개, 고양이 등이 감염되어 병을 일으켰을 때는 광견병이라 부르며, 이 바이러스에 사람이 감염되어 병을 일으켰을 때는 공수병이라고 부릅니다.

공수병은 제3군 법정전염병이며, 사람 이외에도 거의 모든 온혈동물에서 발생하는 인수공통전염병입니다. 전염경로는 개, 너구리 등이 물었을 때 타액에 들어 있던 바이러스가 상처를 통해 전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전 세계 150개국 이상에서 매년 3만 5천명에서 5만명이 공수병으로 사망합니다.

문헌상으로는 고려시대 의학서인 향방구급방에 공수병과 관련된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 이전부터 발생하였음을 알 수 있고, 그 역사가 오래된 전염병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공수병은 호주, 일본, 대만, 영국, 괌, 하와이, 피지제도 등의 국가를 제외하고 아직까지 세계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01년~2004년까지 총 5명에게서 공수병이 발병하여 모두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2004년 이후 현재까지는 보고된 발병 사례가 없습니다.

일단 공수병 증상이 나타난 후에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는 치명률 100%의 전염병입니다. 공수병이 발병된 후 회복되었다고 보고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 5건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예방접종을 맞은 사람이며, 동물에 물린 후 특수면역요법을 받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따라서 사전에 적절한 예방조치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공수병이 발병한다면 모두 사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수병 바이러스 감염 후 특성

광견병에 걸린 동물에게 물리면 물린 부위로 바이러스가 침입한 후 근육세포에서 증식합니다. 그다음 바이러스는 말초신경조직으로 가서 축삭 내에서 증식합니다. 그리고 매우 느리게 척수 교감신경절로 간 후 척수, 뇌간, 해마 등의 신경세포에서 급격히 증식합니다.

증식한 바이러스는 다시 축삭을 통해 말초신경으로 전파되고 또한 호흡기 소화기 비뇨기 계통의 조직으로 전파됩니다. 바이러스는 타액선 세포로도 가는데 그곳에서 바이러스는 더 증식하게 됩니다.

위와 같은 과정이 일어나는데 걸리는 시간은 신경의 길이에 따라 다릅니다. 예를 들어 광견병에 걸린 개에게 발을 물리면 얼굴이 물릴 때보다 병의 잠복기는 훨씬 깁니다. 이 차이는 매우 커서 잠복기가 짧은 경우는 2주 정도가 될 수도 있지만, 길 경우는 6개월 정도가 될 수도 있습니다.

공수병의 잠복기는 평균 4주이며 두통, 발열, 인후통, 섬망, 물린 상처 부위의 통증이나 작열감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후 환각, 물을 무서워하는 증상, 근육 마비 등이 나타나고 혼수상태를 거쳐 사망하게 됩니다.

공수병 예방접종의 장점

예방접종은 광견병에 걸린 동물과의 접촉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하며, 예방접종과 동물에게 물린 후 특수면역요법을 적절히 받은 사람 중에서는 공수병 사망 사례가 없을 정도로 방어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수병 예방접종을 통해 영구면역을 획득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습니다.
1. 공수병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 때 필요한 백신의 투여횟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2. 즉각적인 예방조치가 불가한 상태의 환자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3. 스스로 자각하지 못한 노출에 대한 유일한 보호 수단이 됩니다.
4. 기본접종과 위험도에 따른 적절한 추가접종을 한 사람들에게서의 공수병 사망 사례가 보고된 바 없습니다.

이러한 예방접종은 수의사, 도축업자, 공수병 바이러스를 취급하는 실험실 종사자, 야생동물 구조원, 사육사, 광견병 발생지역의 여행예정자 등에게 필요하며 일반인들은 본인이 키우는 개, 고양이들에게 광견병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개한테 물렸을 때 대처법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이 개 물림이라 제목을 개한테 물렸을 때라고 한정했지만, 여기에는 너구리 등의 야생동물에게 물렸을 경우도 포함하는 내용입니다.

광견병에 걸린 동물에게 물렸거나 접촉이 의심될 경우에는 신속하고 정확한 치료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공수병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판단되는 사람에게는 상처의 소독과 같은 일반적 치료와 특수면역요법이 실시되어야 하는데 바이러스에 대한 노출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그리 간단치는 않습니다.

상처에 대한 소독은 공수병의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조치임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무분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물린 상처의 즉각적인 봉합은 감염위험을 증가시키게 되므로 금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에서는 예방접종을 받았던 사람들만을 예외로 하여 공수병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모든 경우에 백신과 면역글로블린을 함께 투여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의 지침도 이와 동일합니다.

면역글로블린은 백신에 의해 항체가 형성될 때까지 감염에 대한 저항을 위해 투여하는 것으로서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문제점

앞에서 공수병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했지만, 결론은 신속하게 예방백신을 맞는 등의 치료를 하면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점은 시중에서 예방백신을 쉽게 구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공수병 발병률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예방백신이 희귀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어 대학병원 등에서조차 구비해 놓고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따라서 본인이 예방백신 접종을 희망하더라도 아무 병원에서나 접종을 할 수 없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야 합니다.

공수병 예방백신

우리나라에서는 위의 베로랍주라는 공수병 예방백신만이 수입되고 있습니다. 이 백신은 한국희귀필수의품품센터에서만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환자 및 일반인이 접종을 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절차를 거쳐야 구입이 가능합니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하지만 처방전을 받아야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서 공수병 예방백신을 구입할 수 있으나, 국내에서는 2004년 이후에 발생한 보고가 없는 등 흔하지 않은 병이라서 처방전을 쓸 줄 아는 의사가 적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사망률 99% 공수병… 진료는커녕, 처방전도 못 쓰는 병원들

그러나 비교적 간편한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국립중앙의료원에 방문하면 바로 접종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본인이 야생동물에 물려서 불안하거나 광견병 발생지역의 여행예정자는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하면 신속하게 예방백신 접종이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광견병 위험지역(경기도 북부지역, 강원도 북부지역)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먼저 시 보건소에 예방백신이 있는지 먼저 문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지역에서는 예방백신을 보건소에 구비해 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 고양이, 야생동물 등에 물리는 것을 가볍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낮은 확률로 비극적인 일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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